옛날에 보석을 너무 좋아하는 여왕이 있었다. 어느 날 보석을 가득 싣고 지나가는 상인을 만나게 되자, 여왕은 보석이 갖고 싶다고 했다. 상인은 보석 하나마다 여왕이 다스리는 나라의 백성 한 명과 바꾸자고 제안을 한다.
보석에만 눈이 먼 여왕은 모든 국민을 보석과 바꿔버린다. 마지막으로 보석이 하나 남았을 때였다. 여왕은 이마저도 탐이 났다. 상인이 여왕 자신과 마지막 보석을 바꾸자고 말하자, 여왕은 이를 흔쾌히 승낙한다. 여왕이 마지막 보석을 집어 든 순간, 여왕은 사라지고 모든 보석들이 터져 사방으로 흩어진 조각들이 채송화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채송화는 동요에도 등장하며 익히 들어본 이름이지만 모습을 아는 이는 흔치 않다. 매년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붉은색, 노란색, 흰색 등 다양한 색의 꽃을 피우는 채송화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뿌리를 내릴 줄 아는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있기에 백성을 비유하는 전설에 등장했을 법하다.
현재 정치권에선 여야 모두 내년 대통령 선거 후보를 뽑는 절차가 한창이다. 채송화의 전설에서 여왕의 욕심과 아집은 국민의 눈물이 되는데, 이번 선거에선 국민을 소중히 생각하는 후보가 선출되길 바란다.
이정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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